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본문 바로가기

쓰기

조회 수 439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하드디스크
  수직자기기록(PMR) 기술이 나온 뒤로 하드디스크 용량은 이미 테라바이트를 넘어섰다. 늘어난 용량 만큼이나 고장났을 때의 타격도 크기 마련이다. 하드디스크는 여느 부품보다 온도, 정전기, 충격에 민감하여 언제든 고장날 수 있는 소모품이다. 제조 과정의 문제로 초기 불량품이 생길 수 있고, 배송 중의 충격으로 장치가 어긋나기도 한다. 그래서 꼼꼼한 이들은 하드디스크만큼은 택배로 주문하지 않고 몸소 전자상가로 가지러 가기도 한다.
 
  디스크가 이상하거나 잘못된 동작을 드러나게 한다면 차라리 낫다. 디스크 표면이 손상되거나 기계 장치가 어긋났는데, 이를 모르고 쓰면 언젠가 낭패를 볼 수 있다. 시간이 들더라도 새로 산 디스크는 꼭 점검하여 초기 불량품을 가려내야 안전하다. 하드디스크를 새로 샀거나 디스크 상태가 의심스러울 때 살필 점들을 정리해 본다.



사용 환경 점검

  사용 환경에 문제가 없어야 하드디스크 불량을 정확히 가릴 수 있다. 전원이나 연결선 상태는 디스크 오류를 일으키거나 수명을 줄이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전원 상태 확인

전원공급장치 (Power Supply)

전원공급장치 (Power Supply)

  하드디스크는 축이 돌아가는 기계 장치여서 전원공급장치(파워 서플라이, Powe Supply)가 공급하는 전원 품질이 수명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전원공급장치는 하드디스크를 위해서라도 어느 만큼은 투자해야 할 부품이다.
 
  몇 해 전만 해도 공급할 수 있는 최대 부하를 걸면 전압이 10% 가까이 떨어지는 불안정한 제품이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전문 측정기로나 알 수 있는 미세한 전압 흔들림까지 따질 만큼  전원공급장치 전반의 품질이 나아졌다. 전원장치는 오래 쓸수록 처음보다 최대 출력량과 전원 품질이 떨어지므로, 5년을 넘게 쓴 전원장치는 꼭 새 것으로 갈아 쓰기를 권하고 싶다.

  전원장치의 안전성에 큰 문제가 없다면 출력량, 효율, 소음, 사용 편의성 따위를 고려한다. 전문 측정장비 없이 여러 전원장치의 품질차를 손수 비교하기는 어려우므로, 비교 측정(벤치마크) 자료를 바탕으로 한 평가문나 이미 써 본 사람들의 경험담을 참고한다. 전력 효율이 높은 제품은 80 PLUS 인증을 받고 있는데, 대체로 최대 출력의 50% 정도 부하를 걸 때 효율이 가장 높다. 최대 출력량이 부족하면 전원을 넣을 때 하드디스크가 잘 돌지 못할 수 있다. 하드디스크를 많이 쓴다면 W(와트) 단위 총출력량뿐만 아니라 A(암페어) 단위로 나오는 5V, 12V 전압별 최대 전류량도 눈여겨 보아야 한다.


연결선 확인

  전원공급장치가 심장이라면, 전원선과 전송선은 핏줄과 신경과 같다. 이들의 접촉 상태를 꼭 점검하고, 되도록 굵은 것을 써야 전기나 신호를 보낼 때 손실이 적다. 굵기는 선에 AWG(Americal Wire Gauge) 단위로 적혀 있는데, AWG 수치가 작을수록 굵다.

SATA 젠더 / Serial ATA 전송선 굵기


  SATA(Serial ATA) 전송선은 26AWG(0.128mm²)짜리가 주로 쓰인다. 더러 있는 30AWG(0.0503mm²)짜리 SATA 전송선은 피하도록 한다.

  전원공급기의 전선은 18AWG(0.823mm²)짜리가 주로 쓰이므로, IDE-SATA 전원 젠더를 쓴다면 이만한 굵기는 되는지 확인한다.

  SATA 전송선은 깔끔하게 정리한다고 둘둘 말거나 접으면 잡신호가 끼거나 선이 끊어질 수 있다. 전송선이나 전원선을 1M 이상으로 너무 늘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온도와 기타 환경

  하드디스크의 원판(플래터)은 온도에 따라 줄어들기도 하고 늘어나기도 한다. 원판 크기가 달라지면 헤더(header)가 표면을 탐색할 때 오류가 나는 원인이 된다. 환경에 따른 하드디스크의 오류율을 분석한 구글의 논문(Failure Trends in a Large Disk Drive Population)에는 섭씨 35~45도쯤에서 오류율이 낮았던 것으로 나타나 있다(아래 도표 참조). 25도 이하에서는 온도가 높을 때보다 오류율이 가파르게 오르므로, 겨울철에 추운 곳에서는 되도록 전원을 끄지 말고 온도를 유지해야 좋을 수도 있다.
하드디스크 1년 환산 오류율 통계 (AFR)

  위 도표는 온도에 따른 하드디스크의 오류율을 AFR(Annualized Failure Rate, 기간을 1년으로 잡고 나타낸 오류율)로 나타내었다. 막대 그래프는 해당 온도에서 쓴 하드디스크의 개체 비율를 나타낸다. (출처 : Failure Trends in a Large Disk Drive Population)
  담배 연기와 정전기도 하드디스크의 고장 원인이 된다. 하드디스크에는 외부와 기압을 맞추기 위한 숨구멍이 있는데, 이를 통해 들어간 담배 입자가 돌고 있는 디스크 면을 상하게 할 수 있다. 정전기는 뒤에서 이야기할 기판 고장을 일으키기도 한다.


디스크 상태 점검

  기계 장치인 하드디스크는 더러 소리나 진동으로 이상 징후를 알 수도 있다. 감각으로 알 수 없는 문제는 표면 검사나 SMART 정보를 통해 진단한다.
 

작동하는 소리 확인

  하드디스크의 기계부 이상은 기계부 이상은 작동하는 소리로 드러날 때가 많다. 시동을 걸 때나 작동하고 있을 때에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면 수명이 다해 가는 신호로 본다. 전원에 문제가 없는데도 새 제품이 삐걱거린다면 틀림없는 불량품이다. 기계부 고장을 무시하다가 아주 망가지면 자료를 복구하기 훨씬 어려우므로 꼭 살펴야 한다.

  단, 원래 드르륵거리는 제품이 있는 점을 유의한다. 삼성의 일부 제품은 쓰는 도중에도 드르륵거리는 소리가 나서 처음 들으면 불량품으로 오인할 수 있다.


전원이 들어오지 않으면

  하드디스크에 붙은 PCB 기판은 정전기와 충격에 약하다. 전원이 아예 들어오지 않는 것은 거의가 기판 불량이 원인이다.

하드디스크 기판

  기판이 고장난 하드디스크는 보증 기간이 남았다면 제조사나 유통사에서 교환 받을 수 있다. 기판이 타거나 손상된 흔적이 있으면 소비자 과실로 무상 교환을 거부당하기도 한다. 업체에서 기판만 교환해 주는 일은 드물므로, 디스크에 있는 자료는 쓰는 이가 알아서 복구해야 한다. 기종이 똑같은 하드디스크와 별모양 나사 드라이버가 있으면 기판을 바꿔서 전원을 넣고 복구할 수 있다.

  기판 고장을 예방하려면 하드디스크를 운반할 때는 정전기 방지 비닐을 써서 안전하게 포장하고, 기판을 손으로 만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접지된 전원에 연결해서 쓴다면 정전기를 거의 막을 수 있다.


디스크 제어기 문제

  하드디스크와 디스크 제어기의 호환 문제로 인식되지 않는 일이 잦다. SATA 1만 지원하는 구형 제어기에서는 SATA 2 하드디스크를점퍼나 조작 풀그림으로 SATA 1로 맞추어야 할 때도 있다. 요즈음 나오고 있는 어드밴스드 포맷(Advanced Format)은 윈도 XP 이하에서는 직접 지원하지 못하므로,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점퍼나 풀그림 설정을 따른다. 바이오스, 제어기, 운영체제에서 인식할 수 있는 한계용량이 서로 다를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한다. 인식 및 호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바이오스나 드라이버는 되도록 새 것으로 갱신하거나 운영체제를 바꾸는 것도 고려해봄 직하다.

  디스크 제어기와 호환되지 않을 때도 있다. 삼성 제품이 예부터 뜻밖의 호환 문제로 인식 오류가 잦았다. 시게이트(Seagate)는 7200.11 계열 제품이 펌웨어 불량으로 심각한 문제를 겪어야 했다.

  다른 환경에서 디스크를 시험할 수 있다면 원인 진단을 더 명확히 할 수 있다. PC나 제어기를 바꾸어 달아도 인식되지 않는 하드디스크는 불량을 의심할 수 있다.


디스크 표면 검사

  기록 횟수가 많거나 충격을 받으면 디스크 면이 손상될 수 있다. 새 디스크라도 제조 과정 또는 배송 문제로 디스크 면이 손상된 불량품이 더러 있다.  디스크에 자료를 기록할 때는 손상된 면을 먼저 점검하지 않는다. 표면 검사를 생략한 채로 '빠른 포맷'으로 터를 잡으면 손상된 곳에 그대로 자료를 기록하여 잃을 위험이 있다. 그러니 시간이 걸리더라도 디스크 표면 검사를 한 번은 해야 한다.

  하드디스크는 섹터에 자료 공간 말고도 여분의 공간을 두어 CRC(순환 중복검사: Cyclic Redundancy Check) 점검에 쓰는 안전 장치를 두고 있다. CRC 보정도 힘들 만큼 섹터가 손상되면 다른 곳의 예비 섹터(spare sector)로 대체된다. 섹터가 잘 대체되면 자료는 온전하겠지만, 헤더가 동떨어져 있는 예비 섹터까지 움직이느라 접근 속도가 크게 떨어진다. 그래서 어느 곳에서 속도가 떨어지는 것은 손상된 디스크 면이 있음을 뜻한다. 예비 섹터가 바닥난 뒤에는 손상된 섹터를 대체할 수 없어서 불량 섹터(bad sector)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운영체제의 일반 포맷으로는 섹터에 접근하는 속도까지 파악할 수 없으므로, 정밀하게 검사하려면 전문 검사 도구를 써야 한다. 지엠데이터에서 무료로 배포하고 있는 GM HDD SCAN은 표면을 검사하면서 탐색 속도가 느린 영역을 보여준다.

지엠데이터 HDD SCAN

정상 HDD

지엠데이터 HDD SCAN

느린 영역이 있는 HDD


  위 두 화면은 서로 다른 웨스턴 디지털(Western Digital, WD)사의 저전력 제품인 WD20EARS(그린, 2TB) 제품을 검사한 것이다. 왼쪽은 디스크 전체의 상태가 좋아서 모두 진한 푸른 색으로 표시되었다. 그러나 오른쪽은 접근 속도가 느린 부분이 연한 색으로 잡혔다. 이 부분들은 실제 속도가 초당 5MB도 되지 않을 만큼 느렸으므로, 예비 섹터로 치환된 곳일 것이다. 함께 실행되고 있는 다른 작업 때문에 접근 속도가 낮게 나올 수 있지만, 다시 검사해도 똑같은 곳의 속도가 느리다면 손상된 곳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새 제품이라면 예비 섹터를 소모하여 앞으로 정상 제품보다 불량 섹터가 생길 위험이 더 크므로 교환해야 한다.

   HDTune도 속도 지도를 보여주는 기능이 있는데, 함께 실행되고 있는 다른 작업에 아주 민감하여 불량 영역을 확인하는 도구로는 GM HDD SCAN만 못하다.



SMART 정보 확인

  SMART 정보에는 하드디스크를 쓰면서 생기는 오류 정보들이 담기는데, 이를 통해 하드디스크 상태를 빨리 파악할 수 있다. 다음은 CrystalDiskinfo로 본 SMART 정보이고, 앞서 이야기했던 GM HDD SCAN과 HDTune도 SMART 정보를 보여 준다. 16진수 또는 10진수로 나오는 RAW 수치가 디스크의 상태 정보를 나타낸다.

CrystalDiskInfo - SMART 정보
 
  '치환된 섹터 횟수(Reallocated sectors)'는 손상된 섹터(불량 섹터)를 예비 섹터로 재배치(remap)한 횟수를 나타낸다. '고칠 수 없는 섹터(Uncorrectable sector)'는 예비 섹터가 바닥나서 치환하지 못했거나 이미 기록한 섹터가 불량하여 복구하지 못한 것을 가리킨다. '치환된 섹터 횟수(Reallocated sectors)'는 하드디스크의 표면 불량을 가릴 때 중요하게 본다.

  '현재 치환 예정인 섹터 횟수(Current pending sector count)'는 손상되었는지 의심스럽지만 아직 치환하지는 않은 섹터 수를 나타낸다. 만약 다시 검사하여 이상이 없다면 이 수치가 내려가기도 한다.

  하드디스크의 기계 상태가 좋지 않거나 전원에 문제가 있어 삐걱거렸다면 '스핀 업 재시도 횟수(Spin retry count)'이나 '스핀 업 시간(Spin-up time)'이 올라갈 것이다. 읽기/쓰기/탐색 오류율과 UltraDMA CRC 횟수는 여태껏 읽고 쓰면서 생긴 오류 횟수를 나타낸다.
 
  하드디스크 기종에 따라 SMART 항목이 조금씩 다르고, 일부 항목이 수치가 터무니없이 올라가거나 전혀 변화가 없기도 한다. SMART 항목 일부는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유의한다. (시게이트 가운데 Ulttra CRC 및 탐색 오류 수치가 끊임없이 올라가기도 한다.)


문제 있는 디스크는

  이상 징후가 나타나거나 디스크 검사로 문제를 드러난 디스크는 보증 기간이 남았다면 AS점이나 유통사에서 교환하도록 한다. 무상 교환 기간은 대개 2~3년쯤인데, 제품에 따라서는 본사로 직접 보내어 교환 받는 RMA 기간(5년)을 두기도 한다. 국내에서 RMA 처리가 가능한 시게이트 제품의 교환 방법은 다음 글에 잘 설명되어 있다.

  [KAICNET - 시게이트(Seagate) 하드(HDD) RMA하는법 & 이용기]

  보증 기간이 지나서 교환할 수 없다면 쓰더라도 중요하지 않은 곳에 써야 바람직하다. 구글은 문제가 생긴 하드디스크를 분류하여 웹 캐시를 저장하는 용도로 쓴다고 알려져 있다.